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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onstrained

Out on: Sail Music


Tracklist:


1. On My Way

Jun Kim Trio, 준킴

2. Amphibian

Jun Kim Trio, 준킴

3. Entomology

Jun Kim Trio, 준킴

4. Avian

Jun Kim Trio, 준킴

5. Mars

Jun Kim Trio, 준킴

6. I Shouldn't Have Cried When I Saw You

Jun Kim Trio, 준킴

7. Reptile

Jun Kim Trio, 준킴

8. Road Trip

Jun Kim Trio, 준킴

9. I Don't Care (feat. Hymn Kids)

Jun Kim Trio, 준킴

10. Unconstrained

Jun Kim Trio, 준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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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여기 새롭게 우리 앞에 선보이는 세 명의 혈기왕성한 뮤지션들, 기타리스트 김형준, 그리고 베이시스트 사명훈 드러머 공두환은 적어도 이러한 문화와 예술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들과 일면식도 없고, 간략하게 음악과 이들의 프로필에 관해 이야기를 주고받고, 알고 있는 게 전부이지만 그럼에도 이에 대해 필자는 나름의 확신 같은 것을 갖고 있다. 왜냐고? 이들의 작품에 담긴 곡들이 이러한 것들을 충분히 대변해주기 때문에.

이 음반을 처음 들었을 때 곧바로 이들의 열정과 음악적 지향점이 어디에 놓여져 있는지를 얼추 짐작할 수 있었으며 이후 몇 번의 모니터링을 거치면서 이러한 짐작은 확신으로 변해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최근 발매되었던 순수 국내 재즈 뮤지션들의 음반 중에서 이만큼 충만한 에너지를 갖춘 작품은 결코 흔치 않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피아니스트 허대욱의 최근작이자 작년 한해 국내 재즈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과로 평가받는 ‘Trigram’이후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싶다. 전체 수록된 10곡의 트랙이 어느 하나 타협이나 어중간한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들 세 명은 그저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것들을 여과 없이 펼쳐놓고 있으며 때론 과감하고 돌출적인 모습까지 거침없이 이 작품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음반시장은 계속 꼬꾸라져 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재즈 뮤지션들의 음반들은 그와는 반대로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좀 더 내부를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과 사안, 이해관계가 얽혀져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적잖은 자비를 들여가면서까지 앨범을 제작하는 이유는 일단 순수한 음악적 표현을 우선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자기들이 하고 싶었던, 그리고 시도해보고 싶었던 스타일을 표현해보려고 한 것에 다름 아니며 그 외의 사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백제 예술대와 UNT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의 유학생활과 연주활동을 거쳐 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친구들이며, 각자 활발하게 클럽 무대와 국내 가요계를 통해 연주활동을 펼쳐온 인물들이다. 그러다 이렇게 의기투합해 트리오를 결성하게 된 것은 지난 해 8월 즈음이었다. 이후 클럽에서의 긱(Gig)과 연습과정을 통해 팀 사운드를 조율해온 이들은 올해 1월부터 첫 앨범을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2달여에 걸친 녹음과정을 거쳐 이렇게 첫 데뷔작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음악적인 면에서 이들 트리오의 성격을 단순하게 말하자면, 현대적인 기타 트리오의 일면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먼저 사운드의 중추적인 위치에 있는 기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거장급 기타리스트들, 예를 들어 존 스코필드, 빌 프리셀, 벤 몬더 같은 아티스트들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감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 서부지역에 근거를 두고 있는 스캇 헨더슨이나 앨런 홀즈워스 같은 두뇌파 집단의 어프로치도 함께 느껴진다. 또 이들이 어린 시절 습득했다던 전형적인 록의 기운도 상당히 강하게 배여 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들의 음악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바로 이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속된말로 국내 감상자들이 열렬히 선호하는 팻 메시니 계열의 맑고 깨끗한 프레이즈와 멜로디컬한 선율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었다. 이들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재즈/록 밴드로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음악적인 성향은 록의 강력한 사운드와 재즈의 탄력적인 그루브 메이킹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바로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들의 음악을 듣는 동안 존 스코필드가 90년대 후반부터 M,M & W (메데스키, 마틴 & 우드) 멤버들과 함께 시도했던 모던한 펑크사운드가 떠오르기도 하고, 때론 트라이벌 텍(Tribal Tech)같은 미 서부쪽의 테크니컬 퓨전의 대가들이 펼쳐 보이는 사운드가 연상되기도 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시각은 아닐 것이다. 사실 국내 재즈 뮤지션들의 취약점 가운데 본토 뮤지션들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리듬 섹션의 역량 부분인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첨단의 리듬 메이킹을 필요로 하는 현대 재즈의 어법을 국내 뮤지션들만으로 제대로 소화해내는 경우는 솔직히 말해 지금까진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들 트리오도 아직 그 정도의 역량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허나 완성된 곡의 틀 안에서 어느 지점에 어떻게 하면 가장 안정적이고 무리 없는 어프로치를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 멤버들이 함께 적잖은 시간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이들은 전체 10개의 트랙이 지닌 제 각각의 컬러에 걸맞는 리듬과 사운드를 잘 담아낼 수 있었으며, 어느 곡도 그다지 어눌하거나 빈 구석이 없는 탄탄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어느 멤버 하나가 과장되게 돌출되지 않고 안정감과 균형감이 넘치는 팀워크를 이루어 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바로 그 점 ‘팀 워크’야말로 이 작품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자 준 킴 트리오의 미덕이라고 생각하는데, 팀 이름에서 보듯 기타리스트인 김형준이 리더임에도 결코 그만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드럼과 베이스의 역할이 명확하게 일정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멤버들이 모두 30대 초중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결코 테크닉에 함몰되지 않고 음악에 집중하려는 모습도 앨범 곳곳에서 발견된다. 앨범 전체 10개의 수록곡 중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트랙은 바로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Unconstrained’이다. 이 곡은 멤버들의 기량이 나머지 어느 트랙보다 가장 총체적으로 발휘된 곡이며, 또한 곡의 구성과 흐름도 아주 훌륭하게 잘 만들어졌다.

웬만한 록 기타리스트들보다 더 도발적인 기타 인트로를 거쳐 중반부에 짜임새가 넘치는 기타 솔로에, 베이스 사명훈의 강력한 어택이 걸린 연주, 공두환의 준수한 드러밍이 6분여의 러닝 타임동안 쉼 없이 강력하고 도발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기타에 이펙트가 조금만 덜 사용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 자체로도 충분히 멋지게 표현되었다고 여겨진다. 아마 이 앨범에서 이들이 지향하는 음악 컨셉을 굳이 한곡으로 대변하라고 하면 이 곡이 가장 적절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마치 빌 프리셀이 존 존과 함께 협연했던 네이키드 시티(Naked City)처럼 강렬하고 전위적인 시도가 가득한 ‘Reptile’도 아주 흥미로운데, 기본적으로 앞서 언급한 ‘Unconstrained’와 이어지는 사운드를 갖고 있지만, 그보다 혼돈의 이미지가 훨씬 강하며, 이들의 음악적 호기심과 영역이 생각이상으로 상당히 넓게 퍼져있음을 잘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이 곡들도 그렇지만 ‘I Shouldn’t Have Cried When I Saw You’ 같은 곡들은 전혀 펑크적인 그루브와는 무관한 이채로운 트랙들이며, ‘Entomology’ 같은 곡은 강한 디스토션의 기타 사운드나 간결하고 잘 만들어진 메인 기타 리프가 마치 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인스트루멘틀 록을 방불케 한다. 또한 송 라이팅에 관해서도 언급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I don’t Care’나 ‘Mars’ 같은 곡들의 통통 튀는 그루브에 재기발랄한 느낌 가득한 테마에서부터 ‘Avian’처럼 이지적이고 모던한 코드진행과 기타 톤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이들만의 독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잘 만들어진 메인 테마에 기반한 솔로라인도 상당히 정연하게 짜여져 작품에 관한 인상과 느낌을 더욱 좋게 만든다.

아직까지 국내 재즈 애호가들은 해외의 일류급 아티스트들과 국내 뮤지션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차이가 단 시일 내에 메꾸어 질수 있을 만큼 만만한 정도의 간격이 아님은 필자역시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재즈 신이 보여주고 있는 결과물들은 그 차이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지게끔 만드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신선한 결과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비록 작품자체의 연주 퀄리티나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 부족함이 보일지라도 새로이 시도해보고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깃들여진 작품들은 충분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질수 있으며, 그 에너지는 가감 없이 감상자들에게 전달된다. 준 킴 트리오의 이번 데뷔작은 바로 그러한 에너지로 충만한 뮤지션들이 만들어 낸 음반이다. 만약 당신이 현대적인 재즈 기타 연주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이라면 별 망설임 없이 이 음반을 집어 들어도 괜찮을 거다. 이 작품엔 여느 대가들처럼 가공할 깊이와 뛰어난 창조성이 깃들여 있지는 않지만, 대신 이제 막 자신의 틀을 깨고 성장해나가려는 뮤지션들의 도전정신과 시도, 패기 같은 긍정적인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감화될 수 있다.
– 글/재즈 컬럼니스트 , MMJAZZ 편집장 김희준

[Artists]
준킴 | Guitar
사명훈 | Bass
공두환 | 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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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ease: SPCD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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